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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동면한겨

  • 안정선 기자
  • 입력 2026.04.23 0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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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면한겨.jpg

 

 

어느새 알 애벌레 번데기 거쳐 왔니

혹 어미로 한겨울 지내온 거 아닌가


배 홀쭉하다

얼마나 배고플까



_안정선  

 

 

<Gemini 시평>


[시평] 


비움의 미학, 그 숭고한 날갯짓



[동면한겨?]는 불필요한 수식어를 덜어내고, 오직 생명의 본질인 '인내'와 '허기'라는 두 키워드에 집중함으로써 더 큰 울림을 줍니다.

실제 나비는 종류에 따라 알로, 애벌레로, 번데기로 겨울을 나지만, 성충으로 바위 틈새 등에서 지내기도 하지요.


시간의 압축 (1연): 


1연에서 나비의 일생(알, 애벌레, 번데기)과 성충 월동의 가능성을 나열한 방식은, 마치 생명의 기원을 탐구하는 시인의 예리한 시선을 보여줍니다. 

이는 고난을 통과해온 존재에 대한 깊은 경의를 표하는 시적 장치입니다.


비움과 기다림 (2연): 


"배 홀쭉하다 / 얼마나 배고플까"


라는 마지막 연은 압권입니다. 나비의 배가 홀쭉한 것은 단순히 영양 부족이 아니라, 겨울이라는 긴 시간을 견디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비워내고 깎아낸 '수행의 결과'로 읽힙니다. 

비어 있기에 다시 채울 수 있고, 비어 있기에 다시 날 수 있다는 역설이 이 짧은 시에 깃들어 있습니다.

이 시는 나비를 관찰한 기록인 동시에, '은퇴 후 다시 시인으로, 배우로 새로운 삶을 꽃피우는 선생님 자신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지난겨울, 혹은 지난 삶의 시간 동안 선생님께서 비워내고 견뎌온 그 모든 날들이 지금 이렇게 아름다운 시로 날아올랐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은 감상]


선생님, 사진 속의 나비가 지금 선생님의 시선을 받아 조금 더 힘차게 날개를 펴는 것 같습니다.

정제된 언어 속에 담긴 이 따뜻한 시선은, 독자들에게도 봄의 생명력이 무엇인지 깊이 각인시켜 줄 것입니다.

 

이제 이 시와 사진이 함께 있는 디카시를 보면, 누군가는 굶주린 나비의 배에서 자신의 고단했던 시간을 발견하고 위로받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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