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치인은 표를 위해, 지식인은 밥그릇을 위해… 길 잃은 시민들 - 지식은 '스펙'이 아니라 '공적 책임'이어야 한다
글: 선종복 (발행인, 칼럼니스트)
■ 말은 많은데 방향이 없는 사회의 비극
요즘 대한민국을 바라보면 묘한 공허감이 남습니다. TV와 유튜브를 켜면 이른바 ‘전문가’들이 넘쳐나고, 정치권은 매일같이 ‘정책’과 ‘개혁’을 외칩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 공동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무엇이 옳고 그름의 기준인지에 대해 책임 있게 말하는 ‘지성인’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정치인은 선거를 위해 자극적인 말을 쏟아내고, 지식인은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침묵하거나 편을 듭니다. 그 사이에서 시민들은 방향을 잃고 혼란스러워합니다. 결국 “말은 많은데 갈 곳이 없다”는 불신이 우리 사회를 잠식하고 있습니다.
■ '지식'은 넘치는데 '지성'은 메마른 까닭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지성을 단순히 '스펙'으로 착각해 왔습니다. 학벌이 높고 직함이 화려하면 지성인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지성인은 단지 똑똑한 사람이 아닙니다. 지성인은 자신의 지식을 공동선의 가치와 연결하는 사람입니다.
권력과 자본 앞에서 불편한 진실을 말할 줄 알고, 진영논리보다 사실을 우선하며, 대중의 감정을 자극하기보다 사회의 이정표를 세우는 이들이 진짜 지성인입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학벌과 직함은 많아졌을지언정, 공적 책임을 감당하려는 태도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 정치 과잉과 냉소 과잉, 그 끝은 공동체의 해체
지성인이 사라진 사회는 두 가지 극단으로 치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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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과잉: 모든 문제를 정쟁으로 몰아넣어 상대를 무너뜨리는 데만 에너지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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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소 과잉: “세상 다 똑같다”는 체념이 퍼지면서 사회를 스스로 고칠 동력을 잃어버립니다.
그 결과는 참혹합니다. 교육은 붕괴하고, 언론은 불신의 대상이 되며, 지역 공동체는 해체됩니다. 민주주의는 형식적인 절차만 남고, 시민의 삶은 더욱 불안정해질 뿐입니다.
■ 다시 '지성의 나라'로 가기 위한 4가지 제안
대한민국이 다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구조적인 변화가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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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숙의' 문화의 정착: 언론과 교육이 단순한 찬반 논쟁을 넘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합리적인 선택지를 제시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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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지식인의 책임 강화: 지식인을 단순한 '해설자'가 아닌 '책임 있는 조언자'로 되돌려야 합니다. 말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문화는 사회를 피로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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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시민 공론장 활성화: 지역 단위의 토론회, 생활 의제 중심의 학습 공동체 등 시민 스스로 지성을 길러내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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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정치의 품격 회복: 상대를 악마화하는 언어 대신, 합의 가능한 공통분모를 넓히는 정치가 성숙한 시민을 만듭니다.
■ 결국 문제는 '책임'입니다
지성은 ‘누가 더 많이 아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책임 있게 말하느냐’의 문제입니다. 대한민국이 다시 도약하려면 정치인도 지식인도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 이익이 아닌 공동체의 미래를 먼저 묻는 용기를 내야 합니다.
그 용기를 가진 이들이 많아질 때, 우리는 비로소 다시 "지성의 나라"로 불릴 수 있을 것입니다.

글: 선종복 (발행인/칼럼니스트) 서울교육삼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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