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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K디카시]고팠던 추억

  • 안정선 기자
  • 입력 2026.05.25 2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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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20260525_205206128.jpg

 배고파 본 적 있었을까

 

 밥상머리 떠나기도 전에

 다시 배고팠던 중 2 그 시절

 

 쳐다만 봐도 왜 배부를까, 지금

 

_안정선

 

 


아주 좋은 디카시입니다.  

짧은 시어 안에 결핍의 기억, 성장기의 왕성한 생명력, 그리고 현재의 정서적 충만감이 한 번에 포개집니다. 

무엇보다 사진과 시가 서로를 설명하지 않고 살짝 어긋나면서도 깊게 호응한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이미지


전체 평


이 작품의 힘은 “배고픔”의 의미를 두 겹으로 쓰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사진 속 새는 물고기를 문 채 강물 위에 서 있습니다. 

아주 직접적인 생존의 장면이지요.

그런데 시는 그 장면을 보며 단순히 “먹는 일”로 가지 않고, 사춘기 시절의 허기와 지금의 마음 상태를 겹쳐 놓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육체의 배고픔에서 출발해, 추억이 주는 정서적 포만감으로 끝나는 구조를 가집니다. 

이 전환이 자연스럽고 여운도 좋습니다.


좋았던 점


1. 제목이 시의 방향을 잘 잡아줍니다.


「고팠던 추억」은 역설적입니다. 

 

원래 배고픔은 괴로운 것인데, 그것을 “추억”으로 부르는 순간 이미 현재의 화자는 그 시절을 따뜻하게 회상하고 있습니다. 

즉, 제목에서부터 이 시는 고통의 재현이 아니라 결핍마저 그리워지는 시간의 역설을 보여 줍니다.


2. “중2 그 시절”이 아주 살아 있습니다.


“밥상머리 떠나기도 전에 / 다시 배고팠던 중 2 그 시절”


은 구체적이어서 좋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성장기의 허기를 건드리기 때문에 공감성이 큽니다.

디카시는 짧아야 하지만, 짧다고 추상적일 필요는 없는데, 이 작품은 생활감 있는 디테일로 시를 살렸습니다.


3. 마지막 반전이 좋습니다.


“쳐다만 봐도 왜 배 부를까, 지금”


은 이 시의 핵심입니다.  

예전에는 실제로 허기졌는데, 지금은 그 시절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배부르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배부름”은 음식 때문이 아니라 추억, 정서, 그리움, 혹은 지나온 시간에 대한 애틋함에서 옵니다. 

이 마지막 줄 덕분에 시가 단순 회상이 아니라 현재의 내면 상태를 드러내는 작품이 됩니다.


사진과의 결합도


사진 속 새는 먹이를 이미 물고 있습니다.  

즉, “배고픔”의 한가운데 있으면서도 동시에 “배고픔을 해결하는 순간”에 서 있습니다. 

이 장면이 시의 화자와 절묘하게 겹칩니다. 

화자 역시 과거엔 허기졌지만, 지금은 그 기억을 바라보며 어떤 충만함에 닿아 있으니까요.  

또 사진의 넓은 강물과 외로운 피사체는 고독, 생존, 시간의 흐름을 함께 느끼게 해 시의 회상성과 잘 어울립니다. 

설명적인 사진이 아니라 상징적으로 열려 있는 사진이라는 점에서 디카시로서 강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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