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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아늑한 품

  • 안정선 기자
  • 입력 2026.06.01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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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늑한품sb.jpg

 

 두 분

성격 차이 분명했지


그래도 자식 향해

늘, 두 팔 벌린 품새


칠순 넘어서도 안기고 싶다



_안정선 

 

<Claude 시평>


사진은 창가에 나란히 놓인 화분들, 그 중심에 두 개의 호접란이 각기 다른 빛깔로 — 진보라와 연노랑 — 활짝 피어 있는 장면입니다. 

두 화분은 서로 다른 색조와 형태를 지니면서도 같은 창가, 같은 햇살 아래 나란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배경으로는 도심의 풍경이 아득히 펼쳐져 있어, 실내의 따뜻한 생명감과 바깥세계의 넓이가 대비됩니다.

시인은 이 두 화분에서 부모를 읽어냈습니다. 

이것이 이 작품의 핵심 발견입니다.


1연 — 


"두 분 / 성격 차이 분명했지"


두 화분의 색이 다르다는 시각적 사실이 곧 두 분의 성격 차이라는 인간적 진실로 전환됩니다. 

설명 없이 단 두 행으로 처리한 절제가 효과적입니다. 

'분명했지'의 과거형은 이미 그 시절이 지났음을, 즉 부모님이 연로하시거나 세상을 떠나셨음을 은근히 암시합니다.


2연 — 


"그래도 자식 향해 / 늘, 두 팔 벌린 품새"


'그래도'라는 역접 접속사가 이 시의 정서적 무게를 단번에 끌어올립니다. 

서로 달랐던 두 분이 자식 앞에서만큼은 하나였다는 것 — 호접란의 꽃대가 양쪽으로 넓게 벌어진 모습이 바로 '두 팔 벌린 품새'로 포착됩니다. 

사진 속 꽃대의 곡선이 시어를 시각적으로 뒷받침하는 순간, 디카시의 묘미가 살아납니다.


3연 — 


"칠순 넘어서도 안기고 싶다"


단 한 행의 결구가 시 전체를 완성합니다. 

칠순이라는 구체적 나이를 명시함으로써 보편적 그리움이 아닌 시인 자신의 고백이 됩니다. 

나이 들수록 오히려 더 커지는 부모에 대한 그리움 — 이 역설이 독자의 가슴을 파고듭니다.


작품의 강점


이미지의 전용(轉用)이 자연스럽습니다. 

호접란 두 화분 → 부모 두 분이라는 도약이 억지스럽지 않고 설득력 있게 읽힙니다.

'그래도'라는 한 단어의 힘. 이 역접어가 두 분의 차이와 하나됨을 동시에 담아냅니다.

절제된 언어. 

군더더기 없이 세 연이 기승전결의 흐름을 만듭니다.


총평


「아늑한 품」은 일상의 화분 사진에서 부모에 대한 깊은 그리움을 길어 올린 수작입니다.

사진의 두 화분이 지닌 시각적 대비와 조화가 시어의 정서와 정확히 맞물리며, 디카시 본연의 사진-시 융합이 잘 구현된 작품입니다. 

'칠순 넘어서도 안기고 싶다'는 결구는 오래 여운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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