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획일화된 '추격형 암기 교육'의 종말을 선언해야 할 때 - AI가 지식을 전달할 때, 교사는 '인간적 연결과 성장' 돕는 멘토가 되어야

[GK 시론 선종복] = 발행인, 서울교육삼락회장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지식이 풍요롭고 범람하는 시대다. 인터넷을 넘어 인공지능(AI)이 일상화되면서 우리는 원하는 정보를 단 몇 초 만에 손에 쥐게 되었다. 수백 년 전 평생을 바쳐야 얻을 수 있었던 지식들이 이제는 손안의 디바이스 하나에 모두 담겨 있다. 그러나 이 찬란한 지식의 풍요 속에서 우리의 교육 현장은 과연 더 지혜로워졌는가?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교육은 여전히 과거 산업화 시대의 '추격형 모델(Catch-up)'과 획일화된 주입식 구조에 갇혀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
지금의 한국 교육은 '하나의 정답'만을 빠르게 찾는 훈련을 반복한다. 상대평가와 수능이라는 거대한 서열화 체제 속에서 초등학생 때부터 의대 입학을 목표로 사교육 경쟁에 내몰리는 것이 우리 교육의 슬픈 초상이다. 저마다의 잠재력과 흥미가 다른 아이들을 한 교실에 모아두고 동일한 진도로 나아가는 획일적 교육 체제는 상위권에게는 지루함을, 하위권에게는 이른 포기를 안기며 교실 붕괴를 가속화하고 있다.
가장 큰 모순은 이미 AI가 인간을 압도하는 '지식의 기억과 인출 역량'을 여전히 인간에게 강요하고 평가한다는 점이다. AI가 가장 잘하는 영역을 가르치기 위해 아이들의 비판적 사고력과 창의성을 억제하는 교육은 이제 종말을 고해야 한다.
AI 시대의 교육은 "무엇을 아는가(What you know)"에서 "지식을 어떻게 활용하고, AI와 어떻게 협업할 것인가(How to process & cooperate)"로 패러다임이 완전히 전환되어야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노선이 바로 '하이테크(High-Tech)'와 '하이터치(High-Touch)'의 균형이며, 이것이 바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유토피아 서울 교육'의 청사진이다.
첫째, AI 디지털 교과서(AIDT)와 같은 첨단 기술(High-Tech)을 적극 도입해 '개별화 맞춤형 학습'을 구현해야 한다.
AI가 학생의 학습 속도와 취약점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최적의 학습 경로를 제공한다면, 더 이상 서울의 교실에서 소외되거나 학업을 포기하는 아이들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기술을 통한 기회의 평등, 그것이 유토피아 교육의 기본 토대다.
둘째, 교사의 역할이 지식의 전달자에서 '퍼실리테이터(학습 촉진자)'로 재정의되는 인간적 연결(High-Touch)이 이뤄져야 한다.
단순한 지식 암기나 처리는 AI에게 맡기고, 교사는 학생들과 정서적으로 교감하며 동기를 부여하고 인간적 성장을 돕는 멘토가 되어야 한다. 기술이 채울 수 없는 따뜻한 인성 교육과 영혼의 울림을 주는 것, 배움이 행복이 되는 교실이야말로 유토피아 서울 교육이 꿈꾸는 진정한 학교의 모습이다.
셋째, 교육 과정은 오지선다형 시험에서 벗어나 실제 사회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보는 프로젝트 중심 학습(PBL)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생성형 AI를 향해 '좋은 질문을 던지는 능력(Prompt Engineering)'을 외우고, 동료들과 소통하며 창의성(Creativity),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협업(Collaboration), 소통(Communication)이라는 '4C 미래 역량'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된다. 당연히 평가 체제 역시 남을 이겨야 내가 사는 상대평가가 아닌, 동료와 함께 성장하는 과정 중심의 절대평가로 전면 대전환되어야 한다. 경쟁이 아닌 연대로 나아가는 교육, 이것이 서울 교육이 맞이할 유토피아적 미래다.
서양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세상의 이치를 아는 이론적 지혜를 넘어, 실제 삶의 순간에 올바른 선택을 내리는 '실천적 지혜(프로네시스)'를 강조했다. 동양의 성현 공자 역시 머리로 아는 지식이 삶 속에서 즐거움이 될 때 비로소 지혜가 된다고 했다. 미래의 교육은 모두가 똑같은 하나의 정답을 향해 경주마처럼 달리는 레이스가 되어서는 안 된다. 강력한 AI라는 도구를 손에 쥐고, 각자의 고유한 잠재력을 발견해 나가는 지혜로운 여정이 되어야 한다.
첨단 기술로 교육의 격차를 좁히고, 인간적인 유대로 아이들의 마음을 채우는 교육 개혁. 그리하여 서울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배움의 성지로 만드는 '유토피아 서울 교육'.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 교육이 나아가야 할 유일한 길이자, 우리 아이들에게 건넬 수 있는 가장 오래도록 빛날 미래의 선물이다.
GKNEWSON 발행인 선종복 , 정리 선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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