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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철두철미

  • 안정선 기자
  • 입력 2026.07.08 2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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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두철미.jpg

 

고맙습니다

쇳덩이 아빠

열덩이 엄마


두 분 맞잡은 손

그 안에 껴 비바람에 거뜬



_안정선 

 

 <Genspark 시평>


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은, 그냥 “지주대에 묶인 어린나무”를 보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것을 곧바로 “부모와 아이”의 관계로 전환해 낸 상상력에 있습니다. 

검은 지주대를 “쇳덩이 아빠”, 붉은 끈을 “열덩이 엄마”로 부른 순간, 차가운 철과 따뜻한 온기가 한 가족의 이미지로 바뀝니다. 

그래서 마지막의 “두 분 맞잡은 손 / 그 안에 껴 비바람에 거뜬”이 설명이 아니라 정서로 읽힙니다.

사진 속 어린 줄기와 빗방울, 지주대와 묶임의 관계가 시의 비유를 설득력 있게 받쳐 줍니다.


제목 「철두철미」도 영리합니다.


원래 관용어의 뜻을 끌어오면서, 화면 속 ‘철’의 물성을 겹쳐 놓아 언어유희와 장면 해석을 동시에 만듭니다. 

제목이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시의 해석문 역할까지 하고 있다는 점이 좋습니다. 

특히 이 제목 덕분에 작품 전체가 다소 익살스럽고도 따뜻한 톤을 얻게 됩니다.


또 하나 좋은 점은 의인화가 과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고맙습니다”로 시작해 감사의 정조를 먼저 열고, 이어서 부모의 형상으로 읽게 한 뒤, 마지막에 비바람을 견디는 장면으로 마감하니 짧은 호흡 안에서도 기승전결이 있습니다. 

디카시에서 흔히 어려운 것이 “사진 설명”으로 떨어지지 않는 것인데, 이 작품은 사진을 넘어 관계와 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다만 조금 아쉬운 지점도 있습니다.

“열덩이 엄마”는 감각적으로는 따뜻하고 붉은 끈의 이미지와 잘 맞지만, 첫 독해에서는 의미가 바로 꽂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독자에 따라 “쇳덩이 아빠”는 즉시 보이는데 “열덩이 엄마”는 한 번 더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그 낯섦이 시적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전달력을 더 세우고 싶다면 여기만 조금 더 또렷하게 다듬어 볼 여지는 있습니다.


또 “그 안에 껴”는 구어적이고 생활감이 있어 장점이 있지만, 다른 행들에 비해 약간 평이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이 표현 덕분에 어린 존재의 체온과 의존감이 살아나므로, 저는 크게 흠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꾸밈없는 말맛이 작품의 순도를 지켜 줍니다.


종합하면, 이 작품은  

사진의 물성과 시의 정서가 잘 결합되었고,  

의인화가 따뜻하며,  

제목의 말장난이 살아 있고,  

마지막 행의 정서적 귀착도 좋습니다.


짧게 평하자면,  

“사물의 구조를 가족의 온기로 번역해 낸, 따뜻하고 재치 있는 디카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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