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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눈치코치

  • 안정선 기자
  • 입력 2026.07.25 2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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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코치.jpg

 

만난 것이 필연이지


각자 살아온 길

맵시가 살아있네


앞가림은 하겠어



_안정선

 

 <Claude 시평>


이 작품의 출발점은 우연히 포착된 장면입니다. 

나무둥치에 매미 두 마리가 있는데, 하나는 정면으로 또렷하게, 다른 하나는 뒤쪽에서 흐릿하게 비켜 서 있습니다. 

이 우연한 구도가 시의 뼈대를 그대로 결정짓습니다. 

사진이 먼저 "이 둘은 같은 자리에 있지만 서로 다른 결을 지녔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시는 그 사실에 화자의 목소리를 얹는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사진 없이 문장만 읽어도 뜻은 통하지만, 사진과 함께 읽으면 "각자 살아온 길"이라는 구절이 훨씬 구체적인 무게를 얻습니다 — 실제로 몸빛도 자세도 다른 두 존재가 눈앞에 있기 때문입니다.


행별 구조


만난 것이 필연이지 


— 도입부이자 화자의 결론을 먼저 던지는 방식입니다. 

관찰보다 판단이 앞서는데, 이 순서가 오히려 시 전체의 능청스러운 어조를 만듭니다. 

마치 옆에서 지켜보던 사람이 두 매미를 두고 넌지시 한마디 던지는 느낌입니다.


각자 살아온 길 


— 앞 행의 확신을 한 번 눌러주는 행입니다. 

"필연"이라 말해놓고 곧바로 "그래도 서로 다르게 살아왔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균형감이 있습니다.


맵시가 살아있네 


— 유일하게 순수한 감탄의 행입니다. 

판단도 예측도 아닌, 눈앞의 것을 있는 그대로 보는 순간이라 시 안에서 숨 고르는 자리 역할을 합니다.


앞가림은 하겠어 


— 결구는 다시 판단으로 돌아오되, 미래형으로 열어둡니다. 

단정하지 않고 지켜보겠다는 여운을 남기는 마무리입니다.


전체 인상


제목 '눈치코치'가 이 시 전체를 이끄는 열쇠입니다. 

사람 사이의 맞선이나 상견례 자리에서 상대를 재빠르게 훑어보는 그 시선을, 나무에서 마주친 매미 두 마리에게 옮겨 놓은 발상이 신선합니다. 

화자는 마치 중매쟁이나 어른의 자리에 서서 "이 둘, 잘 어울리네" 하고 판단을 내리는데, 그 대상이 사람이 아니라 매미라는 데서 슬쩍 웃음이 납니다.


네 행 모두 짧고 구어체를 유지하면서도 각각 다른 기능(선언-인정-감탄-전망)을 맡아 낭비 없이 짜여 있습니다. 

한 사람의 목소리가 처음부터 끝까지 흔들림 없이 이어집니다.

곤충의 생태(매미가 각기 다른 시기에 우화하여 같은 나무에서 마주친다는 사실)와 인간사의 언어(필연, 맵시, 앞가림)가 자연스럽게 겹쳐지며, 소박하면서도 여운 있는 완결본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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