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식 전달의 주체 바뀐 교실… '무엇을 아느냐'보다 '어떻게 사유하느냐'가 핵심인 시대로
[GK기획] AI 시대, 인간 교육의 본질을 다시 묻다
지식 전달의 주체 바뀐 교실… '무엇을 아느냐'보다 '어떻게 사유하느냐'가 핵심인 시대로
(서울=GK뉴스온) 박주은 기자= 생성형 AI(인공지능)의 등장은 교육의 패러다임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교과서의 내용을 외우고 정답을 맞히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 교육계의 시선은 질문의 수준을 높이고,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인간성'의 본질로 향하고 있다.
◆ 지식의 민주화, 그리고 사라진 '암기'의 권위
과거의 교육이 정보의 습득과 저장에 집중했다면, AI 시대의 지식은 도처에 널려 있다. 챗GPT를 비롯한 AI 도구들은 인간이 평생 걸려도 다 읽지 못할 방대한 데이터를 단 몇 초 만에 요약해낸다.
대학가에서는 이미 '리포트 무용론'이 나온 지 오래다. 서울 소재 한 사립대 교수는 "지식을 확인하는 평가는 의미가 없어졌다"며 "이제는 학생이 AI의 답변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자신만의 논리를 어떻게 구축했는지를 평가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인간 교육의 본질: 비판적 사고와 공감 능력
AI가 범접할 수 없는 인간 교육의 고유 영역으로 전문가들이 꼽는 두 가지는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와 '공감(Empathy)'이다.
질문하는 힘: AI는 주어진 프롬프트에 답할 뿐,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지 못한다. 현장의 교사들은 "학생들이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사회적 맥락 속에서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사의 새로운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협력과 연결: 교육은 단순히 머리를 채우는 과정이 아니라, 타인과 부딪치며 관계를 맺는 과정이다. 갈등을 조정하고,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며, 공동체의 가치를 지키는 일은 데이터 학습만으로는 불가능한 영역이다.
◆교사의 역할 변화: 지식 전달자에서 '멘토'로
이제 교사는 지식의 유일한 원천이 아니다. 대신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파악해 학습 경로를 안내하는 '러닝 가이드(Learning Guide)'이자 정서적 지지자가 되어야 한다.
에듀테크 전문가 이 모 씨는 "AI가 맞춤형 커리큘럼을 짜줄 수는 있지만, 학생의 눈빛을 보고 그 안에 담긴 고민과 가능성을 읽어내는 것은 결국 인간 교사의 몫"이라고 말했다.
◆ 'AI 리터러시'를 넘어 '휴먼 리터러시'로
교육의 목적지는 결국 '어떤 인간을 길러낼 것인가'로 귀결된다. 기술을 능숙하게 다루는 법(AI 리터러시)도 중요하지만, 기술에 휘둘리지 않고 주체적으로 삶을 설계하는 법(휴먼 리터러시)이 더욱 절실해진 이유다.
AI는 교육의 도구가 될 수 있지만, 교육의 목적 자체가 될 수는 없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우리는 다시 고전을 읽고, 철학을 논하며, 서로의 체온을 느끼는 교육의 원형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박주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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