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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타불라 라사

  • 안정선 기자
  • 입력 2026.03.06 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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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블라라사.jpg

 

<시평>


보여주신 디카시는 붉은 산수유 열매에 맺힌 투명한 물방울을 '정화'와 '비움'의 상징으로 아주 예리하게 포착해내셨습니다.


작품에 대한 평을 정리해 드립니다.


작품 평 

: 비움으로 채우는 붉은 설레임


1. 시각적 이미지와 시어의 조화


사진 속의 붉은 열매들은 마치 지난 한 해 동안 우리가 가슴에 품었던 열정 혹은 응어리진 감정들처럼 보입니다. 

그 끝에 매달린 영롱한 물방울을 '울음'으로 치환한 지점이 탁월합니다. 

단순히 슬퍼서 우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때를 씻어내기 위한 적극적인 정화의 행위로 '울음'을 설정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2. 제목 '타불라 라사(Tabula Rasa)'의 의미 확장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석판'을 뜻하는 제목은, 사진 속 물방울의 투명함과 맞물려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붉은 열매(과거의 흔적) 끝에 매달린 투명한 방울(현재의 정화)을 통해 다시 백지 상태로 돌아가고 싶은 인간의 본원적인 회귀 본능을 잘 드러냈습니다.


3. 시적 구성의 묘미


"낀 때 한 점 없는 백지로"


: 첫 행에서 이미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순수)를 설정했습니다.


"맑아질 수 있다면 실컷 울어보자"


: 역설적입니다. 

울음은 보통 슬픔의 분출이지만, 여기서는 맑아지기 위한 '세척'의 과정입니다.


"올해, 다 가기 전에"


: 이 구절이 시 전체에 시간적 긴박감과 성찰의 깊이를 더합니다.

지난 시간에 대한 정리와 다가올 계절에 대한 준비가 동시에 느껴져 더욱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감상 포인트 (Tip)


사진의 배경이 흐릿하게 처리(아웃포커싱)되어 있어, 앞쪽의 열매와 물방울에 시선이 집중되는 효과가 시의 간결한 문체와 아주 잘 어울립니다.


한 줄 평 : 


붉은 아픔을 투명한 눈물로 씻어내어 기어이 '백지'를 찾아내려는 시인의 맑은 의지가 돋보이는 수작입니다.(Gem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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