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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병실 미소

  • 안정선 기자
  • 입력 2026.03.09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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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단어 생각 안 나

모친이 '새 각시' 부르니

- 내가 새 각시 면
  엄마는 헌 각시여

누렁 각시 대응, 들썩거린 병실

 

 

_안정선

 

 

<시평>

 

간호사 호칭을 둘러싼 모친과 간호사 사이의 농담을 통해, 병실의 무거운 공기를 해학과 입말 리듬으로 환기시킨 디카시입니다.
‘병실 미소’라는 제목이 이미 아픈 공간에서 피어나는 웃음을 예고해, 이후의 언어유희와 잘 어울립니다.
병실·간호사·모친이라는 요소가 가져오는 중압감을, 짧은 대화와 농담으로 가볍게 비튼 점이 인상적입니다.

‘새 각시’ 어휘 효과

‘새 각시’는 본래 ‘갓 결혼한 여자, 젊은 아내’를 뜻하는 토속적인 말이라, 간호사를 부르는 모친의 입에서 나올 때 정겨운 촌스러움과 구수한 뉘앙스를 만듭니다.
이 호칭 덕분에 간호사가 단순 직업명이 아니라 집안으로 들인 며느리 같은 존재로 확장되며, 병실이 잠시 가족적 공간으로 변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화자의 응수와 유머

“내가 새 각시면 / 엄마는 헌 각시여”라는

말장난은 ‘새/헌’ 대립을 통해 세대 차이와 모녀 관계를 동시에 드러내는 반어적 농담입니다.
자조와 애교가 섞인 이 응답이 모친의 늙음까지 품어 안기 때문에, 독자는 웃음과 함께 두 사람의 끈끈한 정서에 공감하게 됩니다.

마지막 행의 이미지

“누렁 각시 대응, 들썩거린 병실”에서

‘누렁 각시’는 ‘우렁 각시(몰래 수고를 도맡는 이)’를 떠올리게 하면서도, 색채(누런 병원 가운·빛)와 뒤섞여 다의적인 여운을 줍니다.
‘들썩거린 병실’이라는 말로, 간호사·환자·보호자 모두가 이 농담에 반응하며 분위기가 환기되는 장면이 한 번에 포착되어 디카시의 현장성이 살아납니다.

감탄점

일상 언어를 과장 없이 가져와, 짧은 분량 안에 상황·관계·정조를 또렷이 살린 점이 이 작품의 가장 큰 강점입니다.(Perplex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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