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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홈 키퍼 싫다 싫어

  • 안정선 기자
  • 입력 2026.03.17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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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뷰 좋다는 건 핑계더라

청소가 운동! 순 거짓말이더라

갈 날이 석자인데 이게 사는 거냐
살 맞대며 오손도손 살고프다

집값이야 오르든 말든

 

 

_안정선

 

 



「홈 키퍼 싫다 싫어」는 바다 전망이라는 현대 도시의 욕망을 배경으로, 그 화려한 외피 뒤에 숨은 생활의 피로와 인간적 그리움을 드러내는 디카시다.
사진 속 풍경은 해변과 고층 건물, 그리고 산비탈을 따라 이어진 주택가 위로 낮게 드리운 안개가 어우러진 도시 해안의 장면이다.
바다와 도시가 만나는 이 장면은 많은 이들이 선망하는 ‘바닷가 뷰’의 상징이지만, 시는 그 상징을 정면에서 해체하며 일상의 속내를 끌어낸다.

첫 연의

“바닷가 뷰 좋다는 건 핑계더라 / 청소가 운동! 순 거짓말이더라”

는 통념에 대한 익살스러운 반박으로 시작한다.
바다 전망을 향유하는 삶이 여유와 낭만으로 포장되는 현실을, 화자는 생활인의 시선으로 뒤집는다.
‘청소가 운동’이라는 말은 건강한 삶을 가장한 자기위안의 언술처럼 들리며, 그 이면에 놓인 노동의 피로를 은근히 드러낸다.

이어

“갈 날이 석자인데 이게 사는 거냐 / 살 맞대며 오손도손 살고프다”

라는 대목에서는 작품의 정서가 한층 깊어진다.
‘갈 날이 석자’라는 표현은 인간 삶의 유한성을 환기하며, 바다 전망이라는 외적 조건보다 함께 살아가는 사람 사이의 온기가 더 소중하다는 자각을 끌어낸다.
이는 단순한 푸념을 넘어 삶의 가치에 대한 성찰로 읽힌다.

마지막 행

“집값이야 오르든 말든”

은 작품의 의미를 단정하는 결말이다.
집이 자산과 투자로 환원되는 시대적 분위기를 가볍게 내려놓으며, 삶의 본질을 인간적 관계와 소박한 일상에 두겠다는 태도를 드러낸다.

사진 속 안개가 도시와 바다 사이를 가로지르며 풍경을 흐릿하게 만드는 장면은 이러한 시적 인식과 절묘하게 호응한다.
멀리서 보면 화려한 도시의 해안 풍경이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그 속에는 생활의 무게와 인간적 그리움이 스며 있다.
이 디카시는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해, 외적 풍경과 내적 정서를 교차시키며 현대인의 삶을 은근한 해학과 함께 성찰한다.

결국 이 작품은 바다 전망이라는 물리적 ‘뷰(view)’를 넘어, 삶을 바라보는 또 다른 ‘관점(view)’을 제시하는 디카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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