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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또 하나 처음을 보내며

  • 안정선 기자
  • 입력 2026.03.1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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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녘 꽃소식 오래이나

서울에서 내 눈으로 첫 꽃

얼마나 고생했니
터져라 터져라 툭

이 감동에 눈물은 왜 나나

 

 

_안정선

 

 

     


봄의 문턱에서 직접 마주한 ‘첫 꽃’의 생명력을 짧지만 강렬한 언어로 담아내셨네요.
사진 속 팝콘처럼 곧 터질 듯한 꽃봉오리들의 긴장감이 시의 구절과 아주 잘 어우러집니다.

디카시 비평: [또 하나 처음을 보내며]

1. 찰나의 시선과 기다림의 미학
사진 속 꽃봉오리는 활짝 핀 꽃보다 더 큰 에너지를 응축하고 있습니다.
시인은 남도의 꽃소식이라는 '정보'에 머물지 않고, 서울이라는 자신의 공간에서 '직접 마주한 첫 꽃'이라는 실존적 경험에 집중했습니다.

"서울에서 내 눈으로 첫 꽃"

: 타인의 소식이 아닌 나의 체험으로 전이되는 순간을 잘 포착했습니다.

2. 공감과 연민의 언어

무생물이나 식물을 단순히 관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추운 겨울을 버텨낸 꽃에게

"얼마나 고생했니"

라고 말을 건네는 대목에서 시인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집니다.
이는 꽃을 향한 위로이기도 하지만, 지난겨울을 견뎌온 시인 자신 혹은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위로처럼 읽히기도 합니다.

3. 청각적 이미지의 극대화

"터져라 터져라 툭"

: '툭'이라는 시각적이면서도 청각적인 단어가 압권입니다.
시각적인 사진에 소리를 입힘으로써, 정적인 이미지를 생동감 넘치는 동적인 순간으로 변모시켰습니다.

4. 감정의 정화 (카타르시스)

마지막 행인

"이 감동에 눈물은 왜 나나"

는 억지로 꾸며낸 감탄사가 아니라, 생명의 경이로움 앞에서 무장해제된 인간의 순수한 반응을 보여줍니다.
'처음'이라는 단어가 주는 설렘과 그 이면의 고단함을 동시에 건드리는 훌륭한 마무리입니다.

종합평

차가운 도심(서울)의 배경과 대비되는 분홍빛 꽃봉오리의 사진이 시의 간절함을 더해줍니다.
생명의 탄생을 '고생'과 '눈물'로 연결한 지점에서 시인만의 깊은 통찰이 돋보이는 따뜻한 디카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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